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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배터리의 경제학'… 소형가전서 자동차까지, 4년 뒤 72조 시장(조선경제 2016.10.31일자)
getfl  Date : 2016-11-03 13:27:35     Hit : 12672

- 모든 사물 배터리 구동 BoT 시대
'리튬이온' 방전 적고 수명 길어 수백 회 충전 이차전지로 각광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등 확산,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 중

- 더 발전하기 위한 필요 요소
자유롭게 휘어지는 형태 개발
전해액 대신 세라믹 사용 등 발화 위험 없는 기술 확보돼야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BoT(Battery of Things)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PC·전기 자동차·무인기(드론)·로봇·의료기기 등 최첨단 기기들을 작동하기 위해서는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도 배터리를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배터리는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닌, 충전해서 수백 회 이상 다시 쓰는 이차전지를 의미합니다. 이차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BoT 시대를 앞당길 가장 강력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 높고 출력 특성 좋아

전지는 내부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활물질)에 전기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모든 전지는 양극과 음극이라는 활성화 물질을 가지고 있고, 둘은 분리막으로 가로막혀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보통 음극은 전자를 내어주고 양극은 전자를 받습니다. 전지가 작동하면 양극과 음극에서는 전자를 잃거나 받은 이온들이 생깁니다. 이런 이온들은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담겨진 전해액을 오고갑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을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킵니다. 양극에는 리튬코발트산화물이 겹겹이 쌓인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통해 음극 물질인 흑연에 쌓이면 '충전' 상태가 됩니다. 이때 검은색의 음극 전극은 점차 금빛으로 변하고 반응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반대로 '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흑연에서 리튬코발트산화물(양극)로 이동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리튬은 가장 가벼운 금속 원소입니다. 그 덕분에 동일한 공간에 다른 원소보다 많은 양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배터리의 작동 전압은 3.6V로 이차전지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제한된 공간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높은 출력을 얻어야 하는 전자제품이나 전기 자동차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것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하지 않아도 전기가 줄어드는 현상, 즉 자가 방전이 적고 수명도 깁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우리 삶에서 가장 널리 쓰이게 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얼마 전 발화 사고로 단종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에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됐습니다. 흔히 폭발 사고라고 알려졌지만 발화 사고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폭발은 터지는 현상을 동반하지만 이번 사고는 열에 의해 불붙은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작동 환경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환경이 훼손될 경우에는 불이 붙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은 분리막이라는 물질로 가로막혀 서로 만나지 않게 설계됩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충격을 주거나 비정상적으로 충전하면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만나는 단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 접촉 부분에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가 흐르게 되고, 이 전류가 상대적으로 저항이 큰 양극으로 흐르면서 열을 발생시켜 내부의 온도를 상승시킵니다. 특정한 온도에 이르게 되면 충전된 음극과 전해액에서 발화가 일어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종류와 구조도

일반적으로 배터리 회사는 단락이나 고온 노출, 비정상적인 충전 등의 상황을 만들어 안정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본 시험에서 모든 경우를 검증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보고된 갤럭시 노트7과 아이폰7의 발화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외부 충격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항공기와 자동차 안에서 발화한 사례들은 배터리와 스마트폰 조립 공정에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모델은 모두 일체형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용량 향상을 위해 분리막의 두께를 이전보다 줄여 단락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스마트폰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덮개를 닫는 공정에서 배터리에 충격을 줬다면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라도 얼마든지 발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대형 배터리로 전기차 시대 열린다

2015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의 80%가 소형 정보기술(IT) 기기에 적용됐습니다. 지금까지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소형 전자기기에 맞춰 개발돼왔기 때문입니다. 산업계와 학계 모두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의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5년 기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12억달러(약 24조2800억원)에 이릅니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시장 규모가 2020년 630억달러(약 72조1600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입니다.

리튬이온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쓰임새가 전기 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중대형 배터리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핵심입니다. 세계적으로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는 빠르게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 충전소 보급 등 인프라 구축이 걸림돌이지만, 충전기 설치 비용은 주유소 설치 비용의 3% 수준에 불과합니다. 각국 정부는 물론, 마음만 먹는다면 자동차 회사들도 확산에 나설 수 있을 비용입니다.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필수적인 ESS에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전을 해 얻은 전기를 보관해 놨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겁니다.

자유로운 모양에 더 안전한 배터리를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 기술이 개발돼야 합니다.

먼저 자유로운 모양을 가진 배터리입니다. 전자기기는 점차 작아지고 있어 배터리를 넣을 빈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존처럼 딱딱한 형태의 배터리가 아닌 자유롭게 휘어지는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스마트워치의 시곗줄에 붙여 쓸 수 있는 휘어지는 배터리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부분은 발화성 있는 전해액 대신 세라믹으로 이뤄진 고체전해질(solid electrolyte)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세라믹 전지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고체라는 뜻에서 '전고체전지(All solid state battery)'라고 부릅니다. 아직은 액체전해질보다 성능이 떨어집니다만 꾸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폭발 위협이 없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등장할 것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조선경제 2016. 10.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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